나는 염세주의자인데

지독하게 겁도 많은데

광장행 버스를 타겠다
방석 대신 소설이 빼곡한 신문지를 아스팔트 위에 깔고 앉아서

세상 바닥이야 으레 차가웠으니

그러려니 하겠다
요구하겠다

듣든 말든

미치도록 하고 싶던 말을
물론, 소리치기에 앞서 살아만 있던 입은 오늘부로 죽이고

성층권에서만 배회하던 머리도 뚝, 떼어 버리고
주먹을 쥐고서

고개를 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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