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어두움이 찾아온
어느 가을 밤,
서로의 삶에 최선을 다한
이들만이 버스에 모였다

웃음기 없는 피곤한 얼굴
한손엔 무거운 짐 
다른 한손엔 눅눅한
김밥 한줄

사람들 사이에서
영혼 없이 한 입 베어 무는
외롭고 괴로운
한 청춘의 혼자만의 저녁 식사

지친 몸을 이끌고 도착한
따스한 공간 나의 집

엄마가 물어보시겠지
'밥은 먹었니?'
그는 대답하겠지
'대충 먹었어'

그래 엄마에 대한
미안한 마음 죄송한 마음
그 마음으로 김밥 한입
베어 무는 것이겠지

물도 없이 먹는 그에게
잔잔한 생수통 건내며 '천천히 먹으라' 말하고 싶다
힘내라 말하고 싶다
그저 선배라는 허울뿐인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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